퇴직연금 1억 굴리기|주식 비중 85%와 15년 뒤 5억의 조건

퇴직연금 1억 굴리기 주식 비중 85% 15년 복리 계산

퇴직연금 1억 굴리기를 시작한다면 15년 뒤 얼마까지 만들 수 있을까요? 40대 직장인이라면 꽤 현실적인 고민입니다. 은퇴까지 10~15년 정도가 남아 있는데 예금만 하기에는 수익률이 아쉽고, S&P500이나 나스닥100 ETF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려고 하면 DC형 퇴직연금과 IRP의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걸립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연금 받는 형’의 김제림 기자 인터뷰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퇴직연금에서 100% 편입 가능한 채권혼합 ETF를 활용해 전체 주식 노출을 높이는 전략이 소개됐습니다.

흥미로운 방법이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채권혼합 ETF를 사용한다고 1억원이 자동으로 15년 뒤 5억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5억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수익률이 필요한지, 주식비중을 85%까지 높이는 것이 실제로 어떻게 가능한지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퇴직연금 1억 굴리기를 기준으로 이 두 가지를 숫자로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김제림 기자 퇴직연금 인터뷰를 유튜브에서 직접 보기

퇴직연금 위험자산 70% 한도는 정확히 무엇일까?

DC형 퇴직연금과 IRP에서는 모든 돈을 주식형 ETF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 비중이 높은 ETF처럼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상품은 적립금의 최대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국내 상장 S&P500 ETF나 나스닥100 ETF를 퇴직연금에서 매수한다면 일반적으로 이 70% 한도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다고 나머지 30%를 반드시 은행 예금으로만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해 퇴직연금에서 100% 투자 가능한 채권·혼합형 ETF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KODEX 퇴직연금 ETF 투자 가능 상품 기준 확인하기

최근 상품 중에는 주식 약50%와 국채·통안채 약50%를 함께 편입하면서 퇴직연금에서 100% 투자 가능한 상품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전략을 ‘위험자산 70% 규제를 깨는 방법’이라고 부르기보다 퇴직연금 규정 안에서 30% 자산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70% + 채권혼합 ETF 30%라면 실제 주식비중은 최대 약85%가 됩니다

숫자로 보면 구조는 간단합니다.

1억원의 퇴직연금을 아래처럼 나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구성투자금액상품 내 주식비중전체 주식 노출
주식형 ETF7000만원100%70%
주식·채권 혼합 ETF3000만원약50%약15%
합계1억원약85%

70%의 주식형 ETF에서70%, 나머지30%에 담은 혼합형 ETF에서 약15%의 주식 노출이 생기므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실질 주식비중은 약85%가 됩니다.

혼합형 ETF의 주식비중이40%라면 계산은 달라집니다. 이 경우 30% × 40% = 12%이므로 전체 주식비중은 약82%입니다.

82~85%라는 숫자는 선택한 혼합형 ETF의 실제 주식 편입비중에 따라 달라집니다.

또 모든 ‘채권혼합’이라는 이름의 ETF가 퇴직연금에서 안전자산 비중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 매수 전에는 반드시 해당 ETF의 퇴직연금 100% 편입 가능 여부를 운용사와 증권사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퇴직연금 100% 편입 가능 채권혼합 ETF 실제 사례 보기

퇴직연금 1억이 15년 뒤 5억이 되려면 연 11.33%가 필요합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숫자를 계산해보겠습니다.

현재 퇴직연금에1억원이 있고 추가 납입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15년간 그대로 굴린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연평균 수익률 가정15년 후 자산원금 대비
4%약1억8000만원약1.8배
7%약2억7590만원약2.8배
10%약4억1770만원약4.2배
약11.33%약5억원5배

따라서 ‘1억원이 15년 뒤 5억원’이라는 결과를 만들려면 연평균 약11.33%의 복리수익률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주식비중을85%로 만든다고 연11.33%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형 자산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비중을 높이는 것과 실제15년 동안 연11%가 넘는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시작 직후 금융위기 같은 큰 하락장이 발생할 수도 있고 미국 주식의 장기 수익률이 과거보다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채권혼합 ETF의 채권 부분 역시 금리변동에 따라 가격이 움직입니다.

그래서 ‘15년 뒤5억 만들기’는 목표 또는 시뮬레이션으로 보는 것이 맞고 확정적인 은퇴자금으로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월 적립까지 함께할 경우 복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아래 글에서 따로 계산했습니다.

S&P500 ETF 적립식 월50만원·100만원|20년 뒤 얼마가 될까?

채권을 넣는다고 무조건 수익률이 낮은 것도,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첨부 인터뷰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채권에 대한 시각입니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 가격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채권 ETF 역시 원금이 고정되는 상품은 아닙니다.

특히 만기가 긴 장기채일수록 시장금리 변화에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반면 만기가 짧은 채권은 금리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합니다.

그렇다고 ‘채권이 주식보다 더 위험하다’고 일반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 자산은 위험의 종류가 다릅니다.

자산주요 위험퇴직연금에서의 역할
주식기업실적·경기·밸류에이션 하락장기 자산 성장
채권금리·신용·듀레이션 위험변동성 완충과 자산배분
예금낮은 기대수익률·물가에 따른 구매력 감소원금 안정성과 단기 유동성

은퇴까지15년이 남은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채권을 없애야 한다’가 아니라 자신의 투자기간과 감당 가능한 손실 수준에 맞게 주식과 채권 비중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4050이라면 수익률뿐 아니라 세액공제도 복리의 일부입니다

퇴직연금 1억 굴리기에서 계좌 안의 투자수익률만큼 놓치기 쉬운 것이 연금계좌 세액공제입니다.

현재 연금저축은 연600만원까지, IRP 등을 포함한 전체 연금계좌는 연9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총급여 기준일반적으로 표시하는 공제율900만원 납입 시 최대 효과
5500만원 이하16.5%약148만5000원
5500만원 초과13.2%약118만8000원

※ 국세청의 소득세 세액공제율은 각각15%와12%이며 위 표는 지방소득세 효과를 포함해 금융회사 등에서 일반적으로 안내하는 16.5%·13.2% 기준으로 표시했습니다.

매년 돌려받은 세액공제액까지 소비하지 않고 다시 투자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이것도 복리 자산을 늘리는 재원이 됩니다.

다만 세액공제만 보고 필요 이상으로 연금계좌에 돈을 넣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연금계좌는 일반 투자계좌보다 인출 조건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비상자금과 주택구입 등 가까운 시기에 사용할 돈은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세청 연금계좌 세액공제 기준 확인하기

일반계좌·ISA·연금저축의 차이는 아래 글에서도 비교했습니다.

일반계좌 vs ISA vs 연금저축|같은 ETF라도 세금이 달라지는 이유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85% 주식비중은 다시 낮춰야 할 수 있습니다

현재45세이고 은퇴까지15년이 남았다면 높은 주식비중을 감당할 시간이 비교적 충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59세에도 똑같이85%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퇴직 직전에 주식시장이30~40% 하락하면 자산이 회복되기 전에 생활비를 인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흔히 수익률 순서 위험, 즉 시퀀스 리스크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퇴직연금 1억 굴리기 전략은 적립기와 인출기를 분리해서 보는 것이 좋습니다.

  • 은퇴까지 10~15년 이상: 성장자산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가져갈 수 있는 시기
  • 은퇴 5년 전후: 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채권·현금성 자산 확보 검토
  • 은퇴 직전: 최소 수년치 생활비를 주식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구조 검토

정확한 비중은 국민연금 예상액, 주택 보유 여부, 다른 금융자산, 월 생활비와 투자자의 손실 감내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따라서 85%라는 숫자는 모든 4050에게 적용할 정답이 아니라 퇴직연금 제도 안에서 주식 노출을 어디까지 높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15년 뒤 5억원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내가 버틸 수 있는 포트폴리오입니다

이번 퇴직연금 1억 굴리기 계산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숫자는 ‘15년 뒤5억원’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5억원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1억원을 추가 납입 없이5억원으로 만들려면 15년 동안 연평균 약11.33%의 복리수익률이 필요합니다. 상당히 높은 수익률입니다. 중간에 큰 하락장이 발생하더라도 주식형 ETF를 팔지 않고 버틸 수 있어야 이런 장기 복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채권혼합 ETF를 활용해 퇴직연금의 실질 주식비중을 약82~85%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활용할 만한 아이디어입니다. 그러나 수익률을 보장하는 장치가 아니라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자산배분의 범위를 넓혀주는 방법입니다.

오히려 퇴직연금에서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은 시장이 좋을 때 주식비중을 높였다가 급락하면 겁이 나서 예금으로 옮기고, 다시 시장이 오른 뒤 주식으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오디세우스의 돛대’도 결국 이 의미에 가깝습니다. 미래의 내가 시장 상황에 따라 충동적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미리 투자 원칙을 정해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연1회 리밸런싱’, ‘퇴직10년 전까지는 목표 주식비중 유지’, ‘시장 급락만으로 매도하지 않는다’ 같은 규칙을 먼저 정해두는 방법입니다.

15년 뒤5억원이라는 숫자보다 15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퇴직연금에서는 훨씬 중요합니다.

※ 이 글은 공개된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제도와 복리 계산을 추가 확인해 작성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퇴직연금에서 ETF별 투자 가능 여부와 위험자산 분류는 상품 구조와 제도 변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매수 전 해당 금융회사 및 운용사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수익률은 단순 시뮬레이션이며 미래 투자성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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